마음 놓고 출산휴가, 육아휴직할 수 있는 일반 사기업이 얼마나 될까요?
아예 없다고 확언할 순 없지만 한국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3년 육아휴직 후 아무런 문제없이 복직한 케이스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위해 전업주부가 된 경력단절여성들, 소위 경단녀들은 넘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경우 그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아이 한 명 당 적어도 1년의 유급휴가를 낼 수 있고, 추가적으로 무급휴가도 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세 명이라구요? 3명 x 3년 도합 9년의 육아휴직을 해도 그 누구도 그 공무원을 짜르진 못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한다면 시간제공무원, 시간제전환공무원으로서 하루에 4시간만 일할 수 있는 옵션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동기들에 비해 승진 상 뒤쳐질 순 있겠지만 그건 본인이 감수해야할 일이겠습니다.
아무튼 공무원 사회에선 동료 중 누군가가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하거나,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꽤 자주 발생하고, 그만큼 업무에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특히 3개월 이상의 육아휴직인 경우) 계약직 공무원을 뽑아서 임시로 쓰기도 하지만, 예산이 허락하지 않아 계약직을 뽑을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동료공무원들이 이 공무원의 업무를 나눠서 책임지게 됩니다.
이럴 때 그 업무를 분담하는 공무원들에게 업무대행수당이 지급됩니다.
1. 업무대행수당 지급대상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4제1항, 「경찰공무원임용령」 제30조의3제1항,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의2제1항 및 「군무원인사법 시행령」 제38조의2제1항에 따라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인 공무원의 업무 또는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시간제근무공무원의 근무시간 외 업무를 대행하는 공무원
앞에 많은 법률 이름이 명시되었는데,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하고, 아래처럼 요약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하거나 시간제근무 공무원으로 지정된 때에는 그 공무원의 업무(시간제근무 공무원의 경우에는 시간제근무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의 업무에 한정한다)를 소속 공무원에게 대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공무원의 휴직에 따라 결원을 보충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동료공무원이 출산/육아휴직을 했고,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면 업무대행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만약 휴직 공무원을 대신할 누군가를 뽑아서 쓰고 있다면, 업무대행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경찰, 군인, 군무원의 경우 동료 경찰, 동료 군인, 동료 군무원이 출산 또는 육아휴직으로 인해 휴직한 경우에 한해서만 업무대행수당을 지급하지만, 그 외의 공무원의 경우 동료 공무원이 장기요양휴가를 냈거나,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즉 유산휴가 또는 사산휴가를 낸 경우에도 그 사람의 일을 대신했다면 업무대행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업무대행수당 지급액
- 혼자서 업무를 대행하는 경우: 월 5만원
- 동일한 업무를 대행하는 공무원이 다수인 경우: 각각 월 3만원
업무대행수당은 많아봤자 월 5만원입니다. 그런데 월 5만원은 솔직히 너무 적은 금액이 아닌가 합니다. 휴직공무원의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서 임시 계약직 공무원을 쓰는 경우 1달에 적어도 100만원은 인건비로 나갈텐데, 계약직을 뽑지 않고 기존 공무원이 똑같은 일을 하면 월 5만원의 '수고비'만 받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이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업무에 더해 이 사람의 업무까지 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므로, 상당히 업무량을 소화해내야합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약 60일간의 출산휴가였다면 그래도 자신이 육아휴직을 쓸 것을 고려해 '그래도 할만 하다' 싶겠지만, 6개월 가까이, 혹은 그보다 긴 육아휴직 공무원의 일을 계속 분담해서 해야한다면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무효율도 떨어질 것이고, 일을 나눠 맡게 된 공무원의 불만도 높아져서 업무 분위기도 나빠질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업무대행수당은 총액인건비자율항목에 해당하는 수당이라서 아예 이런 학생 용돈 수준의 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지자체에서 업무대행수당금액 '5만원은 너무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니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에서는 '아예 못 받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보단 낫지 않느냐'면서 쿠사리를 먹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현실적으로 휴직공무원과 휴직공무원의 동료들 간에 대립각이 세워지기도 합니다. 업무대행수당의 현실화 내지 휴직 공무원에 대한 임시계약직 공무원 채용 의무화 등의 내부규칙이 있다면 이런 공직사회 내 대립을 막을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3. 참고사항
이 부분의 내용은 [ 공무원 임용규칙(인사혁신처 예규) ]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1) 업무대행공무원의 의미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4 및 공무원임용규칙 제14장에 의하여 출산휴가자 또는 육아휴직을 하거나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으로 지정된 공무원의 업무를 대행하는 공무원
2) 업무대행공무원 지정
해당 기관내 직원중 출산휴가자․육아휴직자 또는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의 업무내용, 직무수행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직무수행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자중에서 업무대행자를 지정한다.
업무대행 공무원은 1인을 지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업무의 특성상 다수인을 지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하되 5인을 초과할 수 없다.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을 대행하는 경우 3인 이하)
3) 업무대행공무원 해제
업무대행기간의 만료, 출산휴가․육아휴직공무원의 복직,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의 해제 또는 시간선택제전환공무원에 대체인력 채용 등의 사유로 업무대행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해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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