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캘리포니아 매니지먼트 리뷰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에 게재된 논문입니다. 이 논문을 읽고 한국어로 요약 정리해 보았습니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글인데요, 무조건 잘해야한다가 아니라 조직문화를 통한 경영의 장단점, 그리고 주의할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경영학이나 행정학에서 인사관리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그쪽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논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원문은 http://faculty.haas.berkeley.edu/chatman/papers/18_LeadingLeveragingCulture.pdf 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Chatman & Cha, Leading by Leveraging Culture 요약
이 글은 문화관리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문화를 관리함으로써 무조건 조직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조직문화의 정착은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조직에 매우 긍정적인 미래를 약속한다. 이들 저자의 주장은 조직문화가 조직 내에서 실제적인 효용이 있다는 것인데, 이들의 말에 따르면, 조직문화의 기능은 3C로 요약될 수 있다. 조직문화는 조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명확(Clarification)하게 하는 것이자,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조정(Coordination)하고, 세세한 감독(Close supervision)이 발생시키는 비효율을 명백하게 해준다. 이러한 문화는 또한 조직의 특별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밝혀주기도 한다.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것은 사람들이 격려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동기부여되며,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맥락을 형성해내는 것과도 같다.
성공적인 조직문화는 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강력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문화이다. 그리고 문화를 형성하고,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데에는 세가지 지렛대가 강력하다. 하나는 선발과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화시키고 훈련시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보상과 리더십이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강한 조직문화는 리더에게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는데, 위기의 상황에서 그동안 높게 여겨졌던 문화를 존중하는 리더만이 그 순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왜냐하면, 문화는 그것이 명확하고, 일관적이며, 포괄적일 때만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어떤 점에서 강력하며,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러한 리더십에 내재하는 대표적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탐구하도록 한다.
1. 조직문화는 왜 강력한가?
문화라는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체계이자, 적절한 태도와 행동을 규정하는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가 조직에서 존재할 때 조직문화라고 불리는데, 문화는 두가지 방향에서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첫째, 문화는 직원에게 힘을 심어준다. 그들에게 높은 이상과 가치를 갖도록 자극하고, 의미있고, 단합된 목표를 성취한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직원들이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든다. 둘째, 강력한 문화는 직원의 행동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조정토록 함으로써 성과를 향상시킨다. 구성원 간 널리 공유되고 있는 가치와 규범은 어떠한 행동이나 의사결정 순간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며, 이를 통해 일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공식적으로 통제할 필요 없이 조직의 가치에 부합하는 결정이 나오도록 한다.
무엇보다, 조직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략의 ‘실행’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1999년 Fortune 매거진에는 Ram Charan과 Geoffrey Colvin의 논문이 실렸는데, 이 논문의 골자는 CEO들의 실패는 다름이 아닌 전략을 100% 실행시키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전략 ‘형성’이 부재해서가 아니라,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무적 수준에서 미리 기획된 수준만큼 ‘실행’되지 못하기 때문임을 의미한다. 반대로, 성공한 CEO의 경우는 전략을 실무진이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로, 이 회사는 전략 자체보다 전략과 문화의 일치,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의 깊은 이해, 그리고 직원의 긍정적인 태도에 집중함으로써 창립 후 28년 간 좋은 기업으로 살아남고 있다.
규범이란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Roethlisberger와 Dickson의 연구에 의하면, 조직의 규범은 물리적인 직무환경이나 금전적 보상보다 직원의 행동을 더욱 잘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호손공장에서 이루어진 호손 연구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고전적이고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공장에서 종업원은 각자 완수해야하는 업무의 양을 배정받고, 이를 완수하는 문화 속에 있었는데, 이러한 사실 자체가 노동자의 생산성의 향상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일을 적게하는 사람들이 노동자 그룹에서 소외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너무 잘 하는 사람들도 그룹에서 소외된 것이다. 결국, 모든 노동자들은 주어진 규범 내에서 생산량 수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생산성 향상은 묘연해졌다.
그러나, 공장이 아닌 최근의 서비스 업종에서 강력한 문화의 존재는 호손공장의 모습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생산성의 하락보다는 서비스, 혁신, 그리고 퀄리티가 향상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 일어나는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상황에서는 공식적 규칙과 규정이 행동과 성과를 표준화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지만, 고객의 특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는 최근의 서비스업 문제에서는 고객과 접점에 있는 직원들이 조직규범에 근거해 문제해결을 돕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회사의 전략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식적인 지침이 더 적을수록, 직원은 자신의 일에 대해 더욱 주도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조직의 규범을 어기게 된다면 주변 동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되고, 이는 그 개인에게 큰 피해가 된다.
그렇다면, 강한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강한 문화는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첫째는 무엇이 가치있는 것들인지에 대해 직원이 크게 동의하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조직 내 중요한 가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최근 하이테크 회사들에서는 구성원들이 회사의 중요한 가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서로 간 동의수준이 낮은 ‘warring factions’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 이는 마케팅 팀은 고객만족을 지나치게 우선시하고, 엔지니어링팀은 고급디자인에 지나치게 몰두해, 두 팀간 타협의 여지가 적은 상황을 말한다. 한편, ‘vacuous culture’ 상황은 구성원이 조직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 가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후자의 상황이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젊을 때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리고 문화는 강력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혁신을 가능케하는 문화여야만, 문화가 오래 존속할 수 있다. 11년동안 207 개의 대형 회사를 대상으로 한 Kotter와 Hesket의 연구에 따르면, 장기에 성공적인 문화는 강력한 규범을 가졌을뿐만 아니라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는 문화였다. 만일 조직문화가 변화를 억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멍청하고 오래되며 고전적인 아이디어만을 내놓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아이디어든 수용할 수 있는 조직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Walt Disney사는 Gong Show라는 제도를 두어, 1년에 3번, 청소부, 계리, 우체부, 인턴 등 모든 직급의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최고 경영진과 임원들에게 애니메이션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IDEO 라는 디자인 회사에서는 긴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짐으로써 아이디어 제안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에 중요한 것은 회의 참여자들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아이디어가 설령 선택되지 않더라도 그것 또한 어색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은 아이디어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닌만큼, 장래성이 보이는 아이디어가 나타나면, 매니저들은 아이디어가 실제로 최대한 빨리 실험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문화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
1) 문화적 적합성이 높은 사람에 대한 채용과 선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전통적인 채용 및 선발기준은 해당 지원자가 그 직무에 필요한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그 직무와 그 사람이 잘 맞는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관리적 측면에선 그 직무뿐만이 아니라 조직의 문화와 그 사람이 잘 맞는지가 더 중요한 선발기준이 된다. GE의 경우, “변화를 촉진하고 조장하며, 변화를 위협으로써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기회로 여길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최고를 향한 열정이 있으며, 관료조직이나 관료제가 갖는 단점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 을 인재상으로 두고 있다. GE는 해당 지원자가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더 잘 아는지, 어느 지역에서 일하길 원하는지 보다 이처럼 조직문화와의 적합성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은 회사에 들어와서도 습득할 수 있지만, 문화적 적합성은 기르기 힘들기 때문에, 사원선발 시 문화적 적합성은 그만큼 중요해진다. 그리고 선발 시, 평가자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 좀 더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가자를 선택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2) 조직 내 사회화와 훈련
사회화란 개인이 사회에서 요구되는 가치, 능력, 요구되는 행동, 사회적 지식 등을 이해하고,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게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화 과정은 채용 및 선발 과정과 어느정도 대체적인 관계를 가지는데, 사회화는 대개 오랜시간을 요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용적 관점에서는 채용과 선발 단계에서 문화적 적합성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신입사원이 문화적으로 잘 맞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구성원으로서 포용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E*Trade에서는 신입사원들이 다같이 모여 자기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웠던 순간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어뜨리고, 가까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경험과 자신의 인생스토리에 대한 공유는 향후, 자신이 실수를 하더라도 실수가 더욱 더 커지기 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들고, 업무관계에 있어서도 서로를 더욱 더 끈끈하게 이어준다.
3) 보상체계
문화는 비공식적인 보상체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가 정상적으로 포괄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금전적 보상체계 또는 명시적인 보상체계와 긴밀히 연결될 필요가 있다. CompUSA라는 회사의 전략적 목표는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분기마다 각 지역 영업부장을 모아 회의를 열 떄 U자 모양의 테이블에 가장 매출을 내지 못한 영업부장을 맨 가운데에 앉혀 사람들에게 가장 잘 보이게 한 후, 매출액의 양을 나타내는 명함을 가슴에 달아놓는다. 그리고, 좋은 성과를 낸 지역영업소와 영업부장에게는 CEO인 James Haplin이 직접 방문하여 5만 달러의 포상을 직접 현금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일면 극단적인 면이 있어 모든 회사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문화관리는 문화적, 비공식적 보상이 아니라 공식적인 보상이 따를 때 더욱 강력해짐을 알 수 있다.
3. 문화관리를 통한 리더십의 단점
조직문화를 조직 운영의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면, 그 조직의 리더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관된 메시지를 조직 구성원에게 보내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이는 문화관리를 통한 리더십의 단점이 바로 리더의 말과 행동의 불일치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할 때, 직원들은 리더를 위선자라고 생각하게 되며, 이는 회사에 치명적이다. 문화가 명확할수록 직원이 자기자신의 행동방식을 판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들이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더욱 명확히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선자라고 생각할 확률은 조직문화가 강력할수록 높아진다. 이에 더불어, 개인은 판단을 내릴 때, 자신에게는 너그럽지만 남에게는 혹독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리더의 말과 행동의 불일치는 더욱 치명적인 효과를 발생시키게 된다.
그러한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리더들은 정말 어려운 위기상황에 처하더라도 자신이 직원들에게 역설했던 조직문화와 가치를 버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에 더욱 더 부합하는 선택을 할 때 조직이 견고해지며,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Dreyer 아이스크림 회사는 어려운 순간에 조직문화를 버리지 않음으로써 좋은 회사로 남아있는 사례이다. 이 회사는 1998년, 투자의 회수가 늦어져 현금흐름이 불분명해지고, CEO였던 Gary Rogers가 뇌종양으로 중태에 빠지고, 여러가지 원가의 급격한 가격상승 및 경쟁사의 새로운 아이스크림 마케팅 전략 개시 등으로 매우 불행한 사건을 한 번에 맞게 되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러한 경우 대규모 해고를 고려하지만, 이 때 경영진과 임원들은 다같이 회사의 상황을 전사적으로 공개하고, 정말 피치 못하게 4천명의 직원을 해고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때, 그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내부 교육기관에 대한 투자를 끊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과정은 단기적으로 Dreyer의 손실을 지속시켰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에 큰 이득이 되었다.
공감♥버튼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스터디 하드 > 경영학&행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PRIDE 50 을 읽고 (0) | 2015.11.30 |
---|---|
프레드릭 테일러, 과학적 관리법: 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의 주요 아이디어 요약 및 pdf 다운로드 (0) | 2015.11.24 |
사우스웨스트항공사 기업문화와 성공요인 정리 - Stanford Case Review (3) | 2015.10.29 |
SERI 보고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재전쟁" 요약 (0) | 2015.10.29 |
Barney, Looking Inside for Competitive Advantage 한국어 요약 summary (0) | 2015.10.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