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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정부&공공기관 탐구

공무원 인사적체

by 피타칩스 2015. 10. 9.



어느 직장에 가나, 직장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승진문제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공무원 인사적체는 공무원들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서도 매년 말, 매년 초에 관심을 가지는 이슈입니다. 공무원 인사적체는 불공정한 인사만큼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인력이 공직사회에 잔류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공무원 인사적체를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관료제 조직이 그렇듯이 정부도 조직 상부에는 자리가 적고, 하부 실무진 자리는 자리가 많은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이 승진할 수는 없는 탓에 승진 적체는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따라서 30년전보다 10년 전에 승진적체 문제가 심각했을 것이고, 10년 전보다는 현재에 승진적체 문제가 심각합니다. 더욱이, 최근 공무원 정년을 65세로 점진적으로 상향시킬 것이라는 결정이 있었던만큼, 공무원 승진적체는 해결이 요원해 보입니다.




좋아하는 온라인 신문사는 아니지만, 오마이뉴스에서는 공무원 인사적체 '심한몸살' (클릭하면 기사로 이동) 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초에 기사를 다룬 적이 있고 한경에서도 지자체 복수직급제 도입 검토…인사적체 해결? (클릭하면 기사로 이동) 이라는 제목으로 지자체에서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다뤘는데, 이러한 자잘한 노력들이 있더라도 실효성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우선, 공무원 인사적체를 해결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인사적체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이라면 공무원에게 당근을 줄 수 있는 제도를 펼치는 것이 맞고, 그게 아니라 공직사회에 불필요한 인력이 있어 인적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것이라면 채찍을 주는 것이 맞는데, 위 기사들에서 언급된 제도적 방침들은 둘 다를 추구하려고 하니 좀 모순되는 느낌입니다. 


저와 같은 경우, 공무원 인사적체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건 공무원들의 사기저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인사적체를 조금이나마 해소했다고 생각하는 건 대우공무원제도입니다. 5급 이상의 직위에 한정해서 생각할 때, 인사적체 및 인사적체로 인한 불만이 극심한 곳은 대개 권력기관, 그것도 인재들이 모인 기관들입니다. 주로 기재부, 교육부, 문화부와 같은 곳들이죠. 능력은 개개인 모두 뛰어나서 승진하기에 모자람이 없는데 자리가 없어서 승진하지 못해 승진싸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이들이 국민들의 세금을 월급으로 받는게 문제라기 보다는 이 사람들이 일에 흥미를 잃고 사기가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보입니다. 


5급 이상 뿐만 아니라 6급에서 5급으로 올라갈 때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발생합니다. 능력있는 6급 주무관이 많이 있지만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해서 애초에 승진자체를 포기하고, 일에도 흥미를 잃어버리는 주무관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 점에서 대우공무원 제도는 승진적체로 누적된 공무원들의 불만을 잘 다독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가 아닌가 합니다. 이 제도는 최저승진소요년수 또는 인사혁신처장에 정하는 년수 이상을 특정 직급에서 근무했는데 승진하지 못한 경우, 대우공무원으로 선발해서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는 제도입니다. 승진적체 그 자체를 해소하진 못했더라도 불만은 좀 적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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